넷플릭스 공포영화 추천 l 주 결말 리뷰

주(咒) 2022
감독 : 케빈 코
출연 : 차이쉬안옌, 황신팅, 가오잉쉬안, 린징룬

 

줄거리

6년 전 친구들과 '미신타파 특공대'라는 유튜브 채널 콘텐츠를 촬영하기 위해 종교적인 금기를 깨고 난 후 저주를 받게 된 여자는 자신이 저지른 행동의 결과를 책임져야만 한다. 어떻게든 딸을 지켜내야 한다.

 

※ 넷플릭스 <주>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동남아시아의 무속신앙을 기반으로 한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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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불쾌한 영화를 본 적이 있었든가.. 대만 공포영화로 입소문이 꽤 나있는 작품이었고 태국에서 개봉했던 <랑종>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해서 보았다.

 

랑종과 비슷한 느낌이긴 했다. 랑종도 주도 동아시아의 무속 신앙을 기반으로 한 공포였기 때문. 영화 <주>에 등장하는 저주의 근원 '대흑불모'가  동남아에서 기원하였는데 중국의 원난성을 거쳐서 대만의 천 씨 가문에까지 흘러들어온 악귀라는 것이 후반부에 밝혀진다.

 

엄청나게 놀라게 하거나 공포스러운 장면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공포스럽기보다 기괴한 장면이 많았는데, 이를테면 오프닝 시퀀스에 등장하는 둬둬의 모습. 예쁜 어린아이가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서는 울부짖고 있었고 그의 입천장에는 수많은 치아가 그로테스크하게 돋아 있었다. 

 

그 외에도 사람 몸에 저주를 빼곡하게 채워 넣은 것이라든가. 저주에 걸려 머리를 스스로 박아 사망하는 모습이라든가. 없던 환 공포증이 생겨버릴 것 같은 피부의 문드러짐 같은 임팩트 강한 장면이 많았다.

 

영화는 6년 전 그가 친구들과 방문했던 천 씨 가문의 집성촌을 방문하여 저주에 걸리게 된 순간과, 지금 딸에게 저주가 옮겨간 현재의 시점이 교차되며 진행된다. 이미 정신적으로도 온전하지 않은 그가 딸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안쓰럽기 그지없다. 더군다나 그렇게 어린아이가 악귀의 저주 때문에 만신창이가 된 모습을 보는 것도 퍽 괴로웠고.

 

영화의 이름인 주(咒)는 주술의 주다. 저주를 한다는 의미다.

 

영화의 말미에 이름값을 한다. 초반부에 리뤄난이 복을 부르는 것이라며 독특한 문양과 복을 부른다는 어구가 사실은 영상을 보는 불특정 다수에게 저주를 거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대흑불모의 저주에 노출된 사람이 많아지면 많을수록 둬둬가 안전해질 수 있기 때문에.

 

영화가 끝나고 난 뒤 건강한 모습의 둬둬가 등장한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았던 모습이 아니라 건강하고 예쁜 모습이다. 그 영상이 과거에 찍은 것인지 아니면 둬둬가 저주의 후순위로 밀려났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왠지 그 전의 모습일 것 같다고 나는 생각했다.

 

서양의 공포와 동양의 공포는 확실히 다르다. 이런 저주. 이런 원한. 유려 깊은 민속신앙과 무속신앙. 동양 국가의 공포물만이 그려낼 수 있는 독특한 서사다.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영화가 아니라,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불쾌하고 소름 끼치는 영화였다. 그런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