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26. 15:00ㆍTV series
루머의 루머의 루머 (13 reasons why) 2017-2020
감독 : 톰 매카시
각본 : 브라이언 요키
원작 : 제이 애셔의 동명 소설
출연 : 딜런 미넷, 캐서린 랭퍼드, 크리스찬 나바로, 브랜든 플린, 알리샤 부, 마일스 하이저, 케이트 월시, 데릭 루크, 브라이언 다시 제임스
처음에 넷플릭스에서 루머의 루머의 루머 시놉시스를 보고 흥미가 생겼어요. 원작 소설이 있다고 해서 방영하기 전 소설을 먼저 읽었고요. 원제는 13 reasons why로 (내가 죽은) 13가지 이유인데 개인적으로 루머의 루머의 루머라는 역본 이름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해요. 해나 베이커는 루머 때문에 자살했으니까요. 드라마는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소설과 완벽히 같진 않아요. 시즌1까지가 소설의 이야기고 시즌2부터는 책 이후의 이야기예요. 며칠 전 넷플릭스에서 루머의 루머의 루머 시즌4 오피셜 트레일러를 보고 얼른 소개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참고로 시즌4는 파이널 시즌이고 방영 날짜는 6월 5일이에요.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10대 고등학생 이야기지만 청불이에요. 결코 가벼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 않아요. 유쾌한 이야기가 아님을 미리 말씀드려요. 전 드라마를 보면서 가슴에 멍울이 지는 것처럼 아팠고 어쩔 때는 너무 무서워서 온 몸이 굳어버린 적도 있었어요. 10대의 이야기지만 성인인 저한테도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다르게 다가왔거든요. 이 드라마에서 다루고 있는 다양한 이슈들은 비단 학생들에게만 일어나는 문젠 아니니까요.
※ 극의 설명을 위한 최소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 시즌1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자살한 해나 베이커가 생전 녹음한 카세트테이프를 클레이가 전달받으면서 시작해요. 그 테이프에는 해나가 자살한 13가지 이유가 녹음되어 있거든요.
이 드라마는 13 reasons why라는 제목답게 한 시즌당 13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어요. 시즌1에서는 해나가 자살을 선택한 이유인 13명의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보면서 정말 안타까웠던 게 해나는 그 13명 중에서 단 한 명이라도 손을 내밀어줬다면, 진심이었다면 그녀가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해나는 너무나도 힘들었을 시간 속에서도 살아야 하는 이유를 계속 찾았거든요.
역시 가장 안타까웠던 건 클레이예요. 아마 13명 중에서 가장 괴로웠던 건 클레이였을 거예요. 해나를 사랑했으니까.
해나는 루머에 희생당한 친구예요. 소문이 소문을 불렀고 해나는 친구들에게 그렇고 그런 애라며 낙인찍혀버렸어요. 말 그대로 주홍글씨가 새겨진 셈이죠. 문제는 해나가 그런 친구가 아니라는 거예요. 하지만 사람들은 진짜에 관심이 없죠. 차라리 해나가 전학을 가면 어떨까 했는데 집안 상황상 그럴 수도 없었어요. 외동딸인 해나는 엄마 아빠에게도 비밀을 털어놓지 못했어요.
클레이가 테이프를 재생하면서 생전 해나의 모습을 플래시백으로 보여주는데 그럴 때마다 너무 안타까웠어요. 학교는 폐쇄적인 공간이잖아요. 그곳에서 온갖 소문으로 뒤범벅돼서 해명할 기회도 없이 그냥 견뎌야만 한다면 그건 10대 친구가 아니라 다 큰 성인이어도 감당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루머의 루머의 루머 시즌2
시즌1이 해나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였다면 시즌2는 해나가 떠나고 남겨진 친구들의 이야기로 진행이 돼요.
해나를 보내고 나서 남겨진 친구들도 고통의 시간을 보내요. 자신이 친구를 죽게 만들었다는 자책감에도 시달리고 있고요. 물론 잘하진 않았지만 저 친구들도 무슨 대단한 악의가 있어서 해나를 나쁘게 대한 건 아니었어요. 루머로 범벅된 친구를 조롱하기도 했고 방관하기도 했지만 저 친구들 역시 그렇게 나쁜 애들은 아니거든요.
13명 다 그렇겠지만 클레이가 가장 힘들었을 거예요. 클레이와 해나는 각별한 사이였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둘 사이에 사소한 오해가 있었으니까요. 클레이는 해나가 떠나고 난 후에 굉장히 힘들어해요. 그날 클레이가 자신을 밀어내던 해나와 끝까지 같이 있어주었다면 해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전 굳이 시즌2를 만든 이유가 "성장"이라고 생각해요. 해나의 죽음으로 인해 남겨진 친구들이 어떻게 성장하느냐에 대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해요. 친구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죄책감도 크지만, 해나의 친구들은 분명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변화했어요. 남겨진 친구들은 해나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자신의 사소하고 무심했던 행동에 대해서 괴로워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선택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다신 해나 같은 선택을 하는 친구를 만들지 않으려고 해요.
저들 역시 알지 못했거든요. 자신들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됐던 건지. 해나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할 만큼 힘들어했다는 것도.
루머의 루머의 루머 시즌3
시즌3에 새로운 전학생인 "아니"가 등장해요. 위 사진 속 여학생이 아니예요.
루머의 루머의 루머를 시즌3까지 만든 이유가 뭘까 했는데 굳이 이유를 대자면 "용서"라고 생각해요. 해나가 자살한 이유엔 사소하고도 큰 다양한 이유들이 있었지만 가장 직접적인 이유를 제공한 인물이 있었어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누군지 밝히진 않을게요.
시즌이 진행될수록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자 그 친구가 등장하기만 해도 소름이 끼치고 서늘하더라고요. 너무 혐오스러워서요. 비겁한 친구였지만, 그 친구에게도 나쁜 부분만 있는 건 아니었어요. 그를 사랑하는 친구들은 수긍할만한 합당한 이유가 있었거든요.
해나는 전학생이었어요. 추후 시즌에서 해나 역시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왕따 가해자였던 것이 밝혀져요. 그리고 해나는 생전에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어요. 해나 역시 자신의 행동에 별 생각이 없었을 거예요. 그냥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겠죠. 자신이 직접적으로 겪고 나서야 비로소 알았을 거예요. 얼마나 잘못한 건지.
굳이 자살한 해나 역시 왕따 가해자였다는 설정을 넣은 건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원작 소설에서 해나가 가해자였다는 언급은 없었어요.) 해나가 왕따 가해자였다고 해서 그녀가 겪은 일을 "너도 그랬잖아? 그래도 싸."라고 치부하는 것은 옳지 않잖아요. 우린 다 실수를 하니까요.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설정을 넣은 건 이런 이유였을 거라고 생각해요. 해나는 자신이 괴롭혔던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어요. 용서받고 싶어했고요.
시즌 4에서는 아니가 임시방편으로 해결한 일이 어떻게 저들을 몰아넣을지 궁금해요. 시즌 파이널이니 만큼 부디 잘 마무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클레이를 비롯한 남겨진 친구들도 해나의 죽음을 극복하고 성장하였으면 좋겠고요. 시즌4를 다 보고 나면 리뷰글을 올릴게요. :)
'TV ser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넷플릭스 스위트 매그놀리아 줄거리 결말 후기_동화같은 서레너티 (23) | 2020.06.18 |
---|---|
투 핫(TOO HOT HO HANDLE)리뷰 넷플릭스 청불 리얼리티쇼_어느정도 연출되었던 시나리오 (17) | 2020.06.05 |
스위트 매그놀리아_마음의 온도를 높이고 싶은 분들께 (28) | 2020.05.25 |
투 핫(TOO HOT TO HANDLE) 넷플릭스 리얼 데이팅 게임 쇼 추천 (42) | 2020.05.11 |
너의 모든 것(YOU)_젠틀하고 순수한줄만 알았던 남자의 광기 어린 집착 (38) | 2020.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