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5. 19:10ㆍTV series
투 핫(TOO HOT TO HANDLE) 2020
감독 : 로라 깁슨, 찰리 베넷
출연 : 클로에 베이치, 론다 폴, 프란체스카 파라고, 데지레 버치, 브라이스 히르쉬베르그, 코리 샘슨, 할리 큐레턴, 데이비드 버트위슬, 매디슨 비보르니, 샤론 타운센드
약 한 달 전 투핫 투 핸들 두개의 에피소드를 보고 추천글을 올렸는데, 드디어 시즌 파이널까지 끝내서 이번엔 스포 가득한 투 핫 리뷰 글을 올리려고.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추천글을 참고하시길. (프로그램의 취지, 규칙에 대해 자세히 서술해놓았어요)
2020/05/11 - [TV series] - 투 핫(TOO HOT TO HANDLE) 넷플릭스 리얼 데이팅 게임 쇼 추천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굉장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Unscripted reality? HELL NO!
보면서 가장 의심이 갔던 건, "정말 짜인 시나리오가 아니야?" 하는 것이었다. 각 출연진의 구성이 너무 이상적이어서 짜 맞춰 배열해 놓은 듯한 느낌이었고, 극적인 요소도 분명 있었기 때문. 갈등이 있으면 해소하는 과정이 있었고 위기를 맞닥뜨리면 극복하는 과정이 있었다. 에피소드를 다 보고 가장 먼저 서칭한 부분은 이것이었다. "스크립트가 있었는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완전한 리얼리티는 아니었다고 한다. 물론 대본을 준 것은 아니었지만, 제작진들이 극적인 상황을 연출했길 바랐거나 쇼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출연진들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거나 넌지시 눈치를 주거나 해서 제작진이 원하는 방향으로 촬영을 진행할 수 있도록 출연진의 물꼬를 틀어주어 면밀히 도왔다고 하더라고.
투 핫은 3000명의 지원자 중에서 뽑힌 세상 핫한 친구들이었는데, 이 출연진들을 뽑을 때 개개인의 성격까지 파악하고 뽑았던 건지. 점잖은 출연진이 있는 것과 동시에 저열한 출연진도 있었고, 퀸비 스타일의 출연진이 있다면 퍼펫 노릇을 하는 캐릭터도 있었다. 훼방 놓는 캐릭터와 이간질 하는 캐릭터와 있었고, 중재하는 캐릭터가 있었다.
해리 & 프란체스카
미우나 고우나 투 핫 시리지를 하드캐리한 건 프란체스카와 해리가 아닐지. (출연진들이 첫 만남에 호감을 느낀 것으로 고려하건대) 여성 중 가장 핫한 프란체스카와 남성 중 가장 핫한 해리는 첫눈에 서로 반한 것 같았다. 하지만 모든 성적인 행동이 금지된 곳에서 둘은 금기를 어기고 키스해버렸다. 결국 페널티를 받았는데 이때의 해리 태도가 너무나 별로지 뭐야.
해리는 다른 출연진들에게 프란체스카가 유혹하여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하였다. 모든 출연진들 앞에서 프란체스카에게 화살을 돌렸고 그는 사교성 좋고 사람 좋은 인물이라서 출연진들은 해리 말을 믿음과 동시에 프란체스카를 비난했다. 먼저 트리거를 당긴 건 분명 해리였다. 해리는 다른 출연진들에게 프란체스카를 험담하기도 했다.
이해하기 어려웠던 건 프란체스카는 그럼에도 해리를 잊을 수 없다 했고, 해리 역시 그런 짓을 저질러 놓고도 프란체스카를 사랑한다 말했던 것이다. 둘은 무수한 위기가 있었고 많은 벌금을 삭감시켰지만, 결국 위기를 극복하여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고 투 핫 대표 간판 커플이 된 듯싶다.
호주에 사는 해리와 캐나다 밴쿠버에 거주하는 프란체스카. 한 달 동안의 합숙 기간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둘의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해리는 기꺼이 프란체스카가 있는 밴쿠버로 가겠다고 말했다. 서칭 해보니 이 둘은 현재 결혼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투핫은 작년에 촬영되었다. 촬영 후 1년 정도가 지나 공개된 셈) 투 핫 방송이 끝나고도 헤어지지 않은 유일한 커플이다.
둘이 해치운 벌금이 너무 많아서 딱 하루만 성적 행동을 하지 않으면 해리와 프란체스카가 없앤 벌금을 다시 되돌려주겠다고 했는데, 다른 출연진들의 염려완 달리 다행스럽게도(?) 둘은 하룻밤 동안의 모든 성적 행동을 참아 내었다.
샤론 & 론다
투 핫 출연진들 중에서 내 눈에 가장 들어왔던 건 론다와 샤론이었다. 해리와 프란체스카에 반해 론다와 샤론은 정말이지 성숙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보여주었다. 내가 잘 짜인 시나리오라고 말한 이유 중 하나는 여기에 있다. 론다와 샤론이 이상적이고 완벽한 커플이지만, 이 둘의 이야기로는 그렇게 흥미를 끌어낼 수 없을 거다.(둘 다 신사적이다.) 프란체스카와 해리는 가까이도 하기 싫은 인물이지만, 그 둘이 빠졌어도 투 핫 시리즈가 이렇게 잘 될 수 있었을까 싶다.
투 핫 프로그램의 취지가 "하룻밤 플링스가 아닌, 진정한 교감을 나누는 사랑을 하자."라는 게 목표였는데, 솔직히 말하면 조금도 와 닿지 않았다. '아무리 호감이 가는 사람이라도 한 달 연애하는 것도 어렵다는 사람들한테 뭘 기대한단 말이야?' 하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프로그램의 목표대로 잘 흘러간 듯하다. 출연진들이 받았던 테라피는 우스꽝스러워 보였지만, 분명 출연진들에게 효과가 있었다. 진정한 사랑을 하는 것 이전에, 그들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난 그들이 얼마나 존귀하고 아름다운 존재인지를 깨닫는 과정이 더 좋았다.
짜인 시나리오 같다고 말한 이유 하나 더. 론다에겐 아이가 있었다. 론다는 샤론에게 아이가 있음을 고백하였는데, 샤론이 론다의 말을 듣고 크게 놀라거나, 당황스러운 기색 없이 활짝 웃으며 "그랬구나. 우리 같이 잘 알아나가 보자." 란 식으로 말해주어서 얼마나 고맙던지. 내심 걱정했었단 말이다.
샤론은 이전에 했던 사랑의 아픔이 너무 커서, 새로운 사람을 맘 속에 들이는데 어려움이 많은 사람이다. 가벼운 만남은 아무렇지도 않게 즐기는 그지만, 누군가와 진지한 관계를 맺고 곁을 주는 것을 무척이나 두려워하는 것을 보니 안타까웠다. 샤론의 여자 친구가 그의 가장 친한 친구와 바람이 났다고 하더라. 그 아픔이 얼마나 컸을지. 샤론을 좋아하면서도 깊은 관계로 발전하는 것을 꺼려하던 그였는데, 용기를 내어 그녀를 자신의 삶에 끌어들이고, 그녀의 아들도 기꺼이 포용하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멋있던지. 합숙 종료가 가까워 오고 선상 데이트 중 "여자 친구가 되어줄래?"라고 고백하는 모습을 보며 마치 "나랑 결혼해줄래?"라고 한 것 마냥 기뻐하는 론다가 얼마나 예쁘던지. (각본이 있는 것 같다고 의심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전에 에피소드 2개만 보고 추천글을 작성하였을 때, 구독자님께서 투 핫 시리즈를 다 보셨다고 하시며 보시다가 감동받아 우신 장면이 있다고 하였다. 짐작하건대 아마 론다와 샤론을 보고 그러시지 않았을까 싶다. 샤론이 론다에게 아이가 있다는 걸 알고도 (아마 속으로 많이 놀랐겠지만) 내색하지 않고 같이 이겨나가 보자.라고 말한 부분이나, 둘의 보트 데이트 중 내 여자 친구가 돼줄래?라고 고백하는 부분에서. 나 역시 그랬으니까. (맞나요 심순님?ㅎㅎ)
지금도 둘이 예쁘게 사귀고 있나 서칭해 보았는데 아쉽게도 둘의 관계는 끝났다고 하더라. 뉴저지와 애틀랜타의 거리 때문에 자주 볼 수가 없는 모양이다. 샤론과 론다는 공식적으로 사귀고 있진 않지만 여전히 로맨틱한 관계라고 한다. 샤론이 말하길, 론다를 많이 사랑하고 있고 그녀와 거의 매일 대화한다고 했다.
해리보다 더 대단한 캐릭터 코리
잘못을 저질러 놓고 프란체스카에게 화살을 돌리던 해리보다 더 비겁한 캐릭터는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중간에 합류한 코리는 해리보다 훨씬 더 비겁하고 저열한 인물이었다.
이미 연인이 있었던 프란체스카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 건 문제 되지 않는다고 본다. 그 정돈해볼 수 있는 거니까. 다만 클로이에게 로맨틱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면 미리 언질을 주어야 한다. 클로이는 바보가 됐다. 클로이가 왜 자신에게 말하지 않았냐고 따져 묻자 "어쩌라고?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하며 무례한 태도를 보이길래 보는 나까지 할 말을 잃게 했다. 코리는 결국 중간에 퇴출되었다.
GOOD JOB EVERYONE!
가장 규칙을 잘 따르고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준 인물에게 상금이 돌아갔다. 결론은 퇴출되지 않고 남겨진 전원 모두. 싱겁긴 하지만 총 남아있던 상금 $75,000는 모두에게 돌아가게 됐다. 한 달 동안의 합숙 기간 동안 (연출된 것인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출연진들의 가치관과 마음가짐이 변화한 건 시청자인 나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모두가 우승자가 된 것이 합당하다 느꼈다. 다들 기특하다.
진실한 사랑을 하게 되는 것 자체도 좋지만, 그전에 앞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 그들이 더 예뻐 보였다. 출연진들이 본인 스스로를 더 존중할 줄 알고 사랑할 줄 아는 성숙한 태도를 지니게 된 게 더 매혹적이었다.
한 달의 시간동안 촬영하였지만 45분 내외의 에피소드 8개로 압축되었으니 편집된 부분도 많을 것이다. 짧은 시간 안에 재밌는 에피소드를 뽑아내야 하다 보니 11명의 출연진들의 비중이 고르지 않았다. 프란체스카와 해리가 주연이었다면 샤론과 론다는 조연이었고 그 외 나머지 인물은 병풍이 아니었을지.
니콜의 인터뷰를 보니, 자신이 데이트를 했던 에피소드는 거의 다 편집되었다고 하더라. 나 역시 투 핫을 보면서 '왜 니콜은 아무하고도 엮이지 않는거지. 니콜은 한 달 동안 꽤나 지루했겠는데.'하고 생각했으니까.
투 핫 시즌2도 예정되어 있나 서칭해보았는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시즌1이 나름 성공한 것 같아서, 시즌2를 만들어도 흥행은 보장된 것이 아닌가 싶다. 저렇게 예쁜곳에 세상 핫한 남녀 다 모아놓고 모든 성적인 스킨십은 금지된다니. 이런 플롯은 어떻게 생각해내는 건지.
투 핫은 날것의 프로그램이지만, 어느 정도의 감동과 교훈도 지닌 프로그램이다. 감동이 있는 프로그램일 거라곤 전혀 기대하지 않고 보았는데 그 부분에서 만큼은 의외였다.어느 정도 제작진의 입김이 있었다고 해도, 재미없는 리얼리티보단 이 편이 낫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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