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21. 00:00ㆍTV series
빅 리틀 라이즈를 재밌게 본 당신에게 비슷한 미드를 추천해 주려고 한다. 중산층 이상의 주부들이 메인 캐릭터이고 미스터리 물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 정극에 가까운 빅 리틀 라이즈보다 숨 막힘이 덜하니 훨씬 편한 마음가짐으로 볼 수 있다.
1.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
미국 ABC 방송사에서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방영하였다. 가상의 교외 중산층 마을인 위스테리아 가에 사는 주부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 시즌을 캐리할 사건이 매 시즌마다 등장한다. desperate housewives라는 이름값을 하는데 계속 사건이 발생하고 매번 발생하는 위기 속에서 절박하고 절망적인 상황의 주인공들이 고군분투하고 은폐하고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할까. 매 시즌마다 큰 사건이 발생하지만 여차저차 잘 넘어간다. 여담이지만 미국에서 유학할 시절 친구에게 요즘 데스퍼레이트 하우스 와이브를 보고 있다고 말하니 자기도 보고 있다고 말하면서 절대 다른 친구들한테 말하지 말라는 거다. 그래서 난 왜 말하지 말라는 건데?라고 했더니 난 남잔데 그런 드라마 보는 거 친구들이 알면 창피하단 말이야. 그런 건 여자들이나 보는 거잖아.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게 뭐 어떠냐라고 말했지만. 위기의 주부들은 여성 주연 드라마고 주부들이 나오는 드라마지만 굉장히 자극적이다. 막장이라고 해야 하나. 그 친구가 다른 친구들에게 말하지 말라고 한 이유는 자기가 막장 드라마를 보는걸 다른 친구들이 아는 게 싫어서 그랬을 거다. 근데 어쩌겠나. 몸에 헤로운 음식이 혀에는 달듯이 굉장히 막장인 이 드라마도 재미는 보장되거든.
사진 배열에 따라 인물 소개를 하자면 맨 왼쪽에 있는 브리는 모든 부분에 허투루는 없는 인물이다. 아주 완벽하고 정확해야 하는 성격. 그런 성격 탓에 요리면 요리 정원관리라면 정원관리. 그리고 권총까지(브리는 총도 잘 만진다) 세상 못 하는 게 없다. 그래서 초반에는 그런 브리 때문에 가족들이 숨이 막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
맨 오른쪽에 있는 수잔 마이노는 남편과 이혼하고(후에 재혼한다) 줄리를 키우면서 사는 싱글맘이다. 수잔은 아마 방영 당시 미국 현지에서 가장 인기 있었을 캐릭터가 아니었을까 싶다. 마치 프렌즈의 레이첼이 떠오른달까. 허당기가 다분하거든. 착하지만 사고를 엄청 치고 하는 것마다 서툴고 그 쉬운 맥 앤 치즈도 제대로 못 만든다. 그래서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왜 때문인지 챙겨주어야 하고 지켜주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달까.
왼쪽에서 세 번째인 르네는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정상적이고 평범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던 캐릭터다. 짱구 실사판인 쌍둥이 아들들을 키우면서 악착같이 살아가는데 다른 캐릭터들이 중산층 이상의 경제적 수준에다가 항상 화려한 아웃핏을 선보였다면 르네는 아마 처음엔 단정 했겠지만 이내 엉망이 되어버린 머리와 아무거나 집히는 대로 주워 입은듯한 옷. 그리고 육아 때문에 하루하루를 전쟁처럼 치르는 모습이었다. 남편보다 똑똑한 르네는 결혼 전에도 결혼 후에도 정말 열심히 산다. 르네가 결혼하지 않았고 계속 커리어를 쌓았다면 나중엔 최소 임원까지 갔음이 분명하다. 그래서 좀 아쉬운 캐릭터.
마지막으로 왼쪽에서 두 번째인 전직 모델이었던 개비는 굉장한 이기주의자에다가 생각하는 거라곤 돈과 자기 자신밖에 없는 것 같지만 그런 그녀도 의리는 있다. 개비는 쇼핑하는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백날 천날 밖에서 쇼핑백을 한 아름 들고 들어온다. 그때마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항상 있었는데 난 속으로 '개비. 더 고가의 좋은 속옷 살 수 있는데 왜 자꾸 빅토리아 시크릿만 사는 거야?'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예쁘지만 내구성은 좋지 않다고 ㅠㅠ.
드라마를 8 시즌까지 보다 보면 극 중 캐릭터와 친밀감(?)이 쌓이게 돼서 캐릭터 하나하나가 다 예뻐 보이게 된다. 실제로도 나는 브리의 진저 헤어가 예뻤고 특히 자갈치 머리를 하고 나오는 게 참 귀엽다고 생각했다. 너무 정석대로 살아온 브리가 나중엔 무너지게 되면서 샤르도네를 물처럼 마실 때도 말이다. 다른 캐릭터들도 마찬가지. 꾸준히 봐오던 드라마여서 마지막 시즌 파이널을 보는데 마치 오래된 친구를 떠나보내는 느낌마저 들었더랬다. 시즌8로 2012년에 종영한 옛날 드라마지만 지금 봐도 재밌을 거라고 확신한다.
2. 미스트리스(Mistresses)
두 번째로 소개할 드라마는 미스트리스. 위기의 주부들과 같은 ABC에서 제작하였고 2013년부터 2016년도까지 방영하였다. 영국의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데 이것은 이번 포스팅을 하며 처음 알았다. 처음 드라마가 나왔을 때도 위기의 주부들 시청자들을 고대로 흡수할 목적으로 제작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기대 심리를 모으기도 했고. 4명의 중년 여성들이 온갖 사적인 문제들로 범벅돼서 늪에 빠지는 플롯이어서 꽤나 유사하기 때문. 나 같은 경우는 한국 배우 김윤진 님이 출연하여서 더 관심 있게 봤던 기억이 난다. 극 이름이 미스트리스인데 혹시 미스트리스 뜻을 모를 분들을 위해 조금 설명을 해드리면
캠브리지 사전에서 발췌하였다. 미스트리스는 여러 가지 뜻이 부가적으로 있지만 이 드라마 제목의 미스트리스는 바로 이 의미다. 남편이 아닌 남자와 오랫동안 성적 관계를 맺고 있는 여자. 쉽게 말해 우리 모두 아는 그 한 단어로 정리된다. "첩" 여기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들은 본인 스스로가 미스트리스이거나 미스트리스를 갖고 있거나 그것도 아니면 자기 남편에게 미스트리스가 있다.
인물에 대한 소개를 하자면 맨 왼쪽 인물은 애이프릴. 애이프릴은 가구 부티끄와 카페를 겸업하여 운영하고 있는 오너이며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다. 보다 보면 먼저 사망한 남편을 엄청나게 그리워해서 다른 사람들이 다가와도 마음 열기를 어려워한다.
두 번째는 김윤진 님이 연기한 캐런. 캐런은 정신과 의사인데 과거에 자신의 내담자 중 한 명과 로맨틱한 관계에 빠졌던 적이 있다. 이 실수가 캐런의 발목을 두고두고 잡는다.
세 번째인 조스는 사비의 하프 시스터다. 공인중개사를 하고 있으며 내키는 대로 사는 인물이다. 남자와 깊은 관계는 가지려 하지 않는다. 상대가 결혼했든 하지 않았든 관계없다. 그냥 조스는 하루하루를 즐길 뿐.
마지막으로 맨 오른쪽의 사비는 조스의 하프 올더 시스터로 대형 로펌의 변호사다. 개인적으로 사비가 하고 나오는 패션이 정말 귀엽다고 생각했다. 언제 한 번은 사비가 자기 얼굴만 한 큰 리본이 달린 머리띠를 하고 출근했는데 세상 귀엽더라고.
굉장히 자극적인 드라마다. 저 네 명의 친구가 서로 똘똘 뭉쳐 친구일을 마치 내 일처럼 여겨 서로서로 해결해주고 도와주는데 난 그게 보기 좋았다. 그렇지만 시즌4까지 보지 못했고 미스트리스는 개인적으로 시즌3까지만 봤다. 시즌3 마지막 에피소드를 보고 충격에 빠진 나는 프로 한국인으로서 이 이상의 전개는 아무리 나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정서라고 판단되어 더 이상은 보지 않았다. 이 글을 읽는 당신들은 볼 수 있을 거다. 내 생각이지만 이런 주부들의 일탈과 심리를 다룬 드라마는 고위층이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중산층 이상의 전문직인 경우가 대부분이더라. 아무래도 여유 있는 경제적 상황이 아니라면 생존 그 외에 다른 거에는 신경 쓰기가 힘들어서 일까.
이렇게 두 드라마를 소개하였다. 빅 리틀 라이즈를 본 당신이 재밌게 볼 수 있기를.! 마지막으로 혹시 빅 리틀 라이즈를 안 보았을 당신을 위해 하단에 빅 리틀 라이즈 소개글을 링크해 두겠다.
https://apryllyoonj.tistory.co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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