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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씨네마인드 3화 위플래쉬와 가스라이팅 관련 영화들
매주 금요일 지선 씨네마인드를 챙겨 보고 있다. 2화 타짜에서는 대중들에게 안쓰러운 연민의 이미지인 '정마담'이 왜 메인 빌런인지에 대해 이야기했고, 이번 3화에선 뮤지컬 영화인 에서 위계의 고하가 존재하는 수직적 관계 속에서 교묘하게 진행되는 '가스라이팅'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확실한 건 박지선 교수의 '범죄 심리학자'라는 직업적 특성을 거친 해석을 통해서 영화를 감상할 때 다각적인 시각을 얻게 된다는 점이다. 왜 저런 행동을 하게 된 건지. 작은 단서 속에서 그 사람의 성정을 짐작하고, 어떤 트라우마와 어떤 사고를 지니고 사는 사람인지를 추론하는 것이 재밌다. 피해자의 시선에서도, 가해자의 시선에서도 놓칠 것이 없다. 채찍질이라는 뜻을 함의한 는 단순히 곡의 이름이라기보다, 강압적인 교육 방식을..
2022.10.15 -
부끄러움을 아는 것 : 박찬욱 홍상수 그리고 왕가위
박찬욱 감독의 이후로 멜로 영화를 많이 봤다.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다룬 작품들이었다. 평소 홍상수 감독 영화의 불륜과 간통의 서사를 보며 나는 왠지 모를 분노를 느끼곤 했었다. 지질하고 못난 이들이라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고, 비겁한 이들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불륜을 소재로 한 와 같은 시리즈도 보지 않았다. 그러니까 나는 불륜의 코드가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으면 작품 자체를 소비하지 않거나, 소비하게 되더라도 매우 편향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곤 했다. 우습게도 그렇게 도덕적인 사람이 아니면서도 말이다. 박찬욱 감독의 은 배우자가 있는 해준과 남편과 사별한 서래가 사랑하는 서사다. 근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는 나에게 그 많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중에서 최애 영화가 되었다. 그런 ..
2022.10.14 -
영화 말아 리뷰 l 작고 사소한 것의 힘을 믿는 이유
말아 (ROLLING) 2021 감독 : 곽민승 출연 : 심달기, 정은경, 우효원 줄거리 25살인 주리는 백수다. 거의 모든 시간을 게임을 하고 담배를 태우며 보낸다. 배가 고프면 배달음식을 먹는다. 그러니 밖에 나갈 일도, 사람을 만날 일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주리의 엄마는 할머니의 병세가 악화되어 지방에 가야 하니 그동안 주리가 신나라 김밥집의 운영을 맡지 않으면 자취방을 빼버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주리에겐 선택권이 없다. 김밥을 말아야만 한다. ※ 영화 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작고 사소한 것의 힘을 믿는 이유 김밥을 정말 좋아한다. 팬더믹 이전엔 퇴근길에 자주 김밥을 사 갔다. 집 근처에 있는 가게였는데 그 집 참지 김밥이 참 맛있었다. 지금은 그때만큼 많이..
2022.10.10 -
르세라핌 다큐멘터리 The world is my oyster를 보고
아이즈원이란 그룹을 꽤 좋아했었다. 한창 아이돌에 관심이 많을 10대 때도 관심이 없었는데 20대가 돼서 갑자기 별안간 무슨일로. 나는 특히 '유리'를 좋아했다. 그러니까 그때 나는 그런 감정을 처음 느껴봤다. 이 친구가 꼭 데뷔했으면 좋겠는데. 꼭 잘 됐으면 좋겠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못해주니까 막 속이 상하고 답답한 마음. 프로듀스 101 마지막 회에서 다행히도 유리는 3등으로 데뷔조가 됐다. 내 일도 아닌데 나랑 상관도 없는 인물이 이렇게 잘되길 바라봤던 적이 처음이라 그 당시 스스로도 굉장히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아이즈원이었던 12명의 친구들은 2년 반의 계약기간 만료 후 각자의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중 아이즈원 멤버였던 채원이와 사쿠라가 올해 초 하이브 산하 쏘스뮤직의 걸그룹 '르..
2022.10.07 -
왓챠 일드 추천 l 이시코와 하네오 - 그런 일로 고소합니까? -
이시코와 하네오 - 그런 일로 고소합니까? - 감독 : 아라이 준코 출연 : 아리무라 카스미, 나카무라 토모야, 아카소 에이지, 오이데야스 오다, 사다 마사시 줄거리 도쿄대 출신인 이시코는 사법 시험에 4번 낙방하고 단 한 번의 기회만이 남아있다. 시험을 응시하는 대신 법률사무소의 사무보조원으로 근무한다. 반면 고졸 출신 변호사 하네오는 사진을 찍듯이 한 번 본 걸 모두 기억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방에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한 팀이 된 그 둘은 다양한 의뢰인의 사건을 해결하며 점차 성장한다. ※ 스포일러 포함하지 않습니다. 정말 그런 일로 고소합니까? 딱 전형적인 일본 드라마답다. 교훈적인 말을 내뱉고, 불공정함이나 불의에도 선하게 살아야 한다고 일러주거나,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변호사와 사무보..
2022.10.06 -
홍상수의 영화 풀잎들을 보고 생각한 것
풀잎들 (2018) 감독 / 각본 : 홍상수 출연 : 김민희, 정진영, 기주봉, 서영화, 김새벽, 안재홍, 공민정, 안선영, 신석호, 김명수, 이유영 줄거리 주인공인 아름은 안국동 후미진 골목길에 위치한 카페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며 글을 쓴다. 사람들은 카페 안 공간에 앉아 저마다의 이야기를 한다. 바깥에는 건너편에 슈퍼 주인이 심어놓은 새싹들이 고무대야 안에서 자라난다. 각기 다른 테이블에 앉아있지만 밤이 될 때까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서로에게 익숙해진다. ※ 영화 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홍상수를 좋아하세요..? 프란츠 카프카의 은 영업부 사원인 그레고리가 별안간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갑충이 된 서사를 담고 있다. 벌레가 되어버렸다..
2022.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