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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선언 결말 후기 l 5년 전이라면 통했을 수도 비상선언 결말 후기 l 5년 전이라면 통했을 수도

비상선언 결말 후기 l 5년 전이라면 통했을 수도

2022. 9. 9. 16:36Film

비상선언 (Emergency Declaration) 2022
감독 / 각본 : 한재림
출연 :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줄거리

형사 팀장 구인호는 비행기 테러를 예고한 영상을 제보받았다. 수사 끝에 용의자가 실제 하와이행인 KI501에 탑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딸아이가 아토피이기 때문에 좋은 공기를 맡게 해주고 싶어 하와이행 비행기에 탑승한 박재혁은 그의 아이를 맴돌며 성가시게 하는 남자가 거슬린다.
다양한 이유로 탑승한 승객들과 승무원 모두 원인 모를 사망자가 발생한 뒤로 긴장 상태에 놓인다.
지상에서 생물학 테러 가능성을 접한 국토부 장관 김숙희는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키고 승객들을 구하기 위하여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 영화 <비상선언>의 결말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후기입니다.

 

수준 높은 관객을 따라가지 못한 어쭙잖은 시나리오


신파 영화가 참 잘 나갈 때가 있었지.

'아니. 이걸 이렇게 엮는다고?' 해도 신기하게 잘 되던 시절 말이야.

 

한재림 감독은 비상선언의 시나리오를 10년 전에 완성했다고 밝혔다.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영화를 내놓았다면 지금보단 훨씬 평이 좋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물론 이 영화의 문제는 신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프닝 시퀀스는 그럴듯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밀실이나 다름없는 영공의 비행기에 퍼졌고, 모처럼의 여행을 떠난 이가 대부분이었을 승객들은 별 수 없이 바이러스에 노출되고 말았다.

 

테러범인 류진석은 비행기 안에서 150명을 살해할 목적으로 바이러스를 풀어놓고는 이유도 제대로 말해주지 않고 죽어버렸다.

 

그 이후로는 무리수가 여럿 등장한다.

 

비행기에 대한 문제, 혹은 비상선언과 관련된 이슈는 내가 전문가가 아니므로 우선 차치하고, 영화나 소설 같은 작품은 스토리를 재밌게 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핍진성은 무시할 수 있다고 쳐도,

 

미국의 착륙 거부와 일본의 착륙 거부 및 자위대 출동. 

이건 정말 너무 하지 않나.

 

정말 말이 안 통하는 국가였다면 모르겠는데 국가 간 이슈는 뒤로 하고, 미국과 일본은 꽤 상식적인 국가다. 

일본은 우리 승객들이 탑승한 비행기를 무슨 남의 나라 영공을 멋대로 침범해서 당장 전쟁이라도 일으키려고 할 법한 전투기 취급을 하고 있다.

 

거기에다가 자국민의 상황은 더 우습다.

 

바이러스가 퍼질 수도 있으니 자국민이 탑승한 비행기가 착륙하지 못하게 하는 시위라니.

내 딸, 남편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없으니 내리지 않겠다고 말하다니.

아토피가 전염성이 있는지 없는지도 잘 알지 못하는 어린아이가 친구들에게 옮기기 싫으니 아빠에게 착륙하지 말자고 말하다니.

모두가 그것에 설득돼서 자신들이 희생하겠다니(=죽어버리겠다니)

연구원을 겁박해 자신의 몸에 생체 바이러스를 투여하다니. 마음은 알겠는데 이렇게 감정이 앞선 선택. 옳아?

 

신파 감별사는 나는, 아.. 이쯤에서 구인호의 상태가 좋아질 것이고, 기장의 음성을 들은 시위대의 마음이 누그러질 것이리라 생각했다. 

 

영화의 흥행을 위해 반미나 반일 코드를 넣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단순히 애국심을 고취시키거나 다른 국가를 반하는 얕은 꼼수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영화 <한산>

최근 개봉한 김한민 감독의 <한산>을 보고 조금 놀랐다. 그의 전작인 <명량>은 1700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던 작품이었고, 왜란 당시 성웅 이순신의 이야기였기에 별 수 없이 애국심, 반일 요소가 첨가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당한 신파적 요소가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 <한산>은 후속작을 잘 만들고 싶어서 8년의 기간이 걸렸다는 감독의 고민이 여실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이순신 장군의 아들 혹은 민초들의 서사로 해전 외의 신파적 요소를 집어넣었다면, <한산>에서는 그 외 모든 요소를 빼고 한산도 대첩. 전쟁 그 자체에만 포커싱을 맞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김한민 감독의 이전 작품인 <최종병기 활> <봉오동 전투> <명량>등은 모두가 그러한 요소를 갖춘 작품들이었고, 실제 그것으로 어느 정도의 흥행을 보장받기도 했었다는 것을 잘 알았으므로 그가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는 그것을 해냈다. 전작과는 다른 작품을 보여줬다. 

 

한재림 감독은 시대를 잘 읽지 못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영화는 불과 5년 전에만 개봉했어도 지금보다는 훨씬 덜 혹평을 들었을 거다. 그때라면 반일, 반미 감정을 앞세워서, 다수의 이익을 위한 소수의 희생은 필연적이라는. 마치 일본의 제국주의를 연상시키는 워딩을 가장 약하고 가장 어린아이의 입을 통해 말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이들이 많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 장면이 몹시 불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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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에 개봉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날씨의 아이>는 다수의 편의를 위해 맑음 소녀 히나가 희생을 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지닌 작품이다. 일본 내에서도 여태까지 이어지는 제국주의의 잔재와 같은 이슈에 문제제기를 하는 이들이 있기에 이런 작품이 나온 것일 텐데, 2022년도에 우리가 대체 왜?

 

시대를 잘 읽는 것도 중요하다. 

관객들이 정말로 보고 싶은 작품을 만드는 것도 능력이다.

한재림 감독은 <비상선언>을 재난 영화로만 봐주세요.라고 했지만, 재난영화로만 볼 수 없는 요소가 너무나도 많았다.

 

어차피 밀실 안에 바이러스에 전부 노출이 됐을 텐데도 "나 혼자 살려고 이러는 거 아니잖아." 라며 모두를 쫓아내는 그 악독한 남자는 <부산행>의 김의성 배우가 떠올랐고, 딸아이를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박재혁(이병헌)은 <부산행>의 공유 부녀가 떠올랐다. 물론 박재혁은 훨씬 이타적인 자다.

 

역시 10년 전이라면 통했을 수도 있다.

 

시나리오와 연출이 이렇다 보니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출연했는데도 어째서인지 따로국밥 같은 느낌이 든다. 특히 전도연 님이 가장 아쉬웠다. 이상하게도 배우 전도연 님의 연기가 빛을 발하지 못한다고 느꼈다.

 

어떤 영화를 보든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그를 보며 수준 높은 연기에 감탄했는데, 이번엔 그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의 연기가 그저 그렇다고 느껴질 정도로 캐릭터가 평면적이며 매력이 없었다.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전도연 님이 더 두드러졌을 뿐.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이다.

 

맨 마지막, 사건이 수습된 후 생존자들의 모임에 갔을 때, 너무 많은 바이러스에 노출돼서 자가 호흡도 어려운 듯한 구인호를 봤을 때 나는 더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차라리 깔끔하게 구인호 역시 완쾌했다면 내 마음이 덜 불편했을 것 같은데 그렇게 반송장 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야만 속이 시원했나.

 

2022년에 개봉한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작품.

2012년도라면 납득이 될 것 같은데..

 

 
비상선언
‘비상선언’: 재난 상황에 직면한 항공기가 더 이상 정상적인 운항이 불가능하여, 무조건적인 착륙을 요청하는 비상사태를 뜻하는 항공 용어  베테랑 형사 팀장 인호(송강호)는 비행기 테러 예고 영상 제보를 받고 사건을 수사하던 중 용의자가 실제로 KI501 항공편에 타고 있음을 파악한다. 딸의 치료를 위해 비행 공포증임에도 불구하고 하와이로 떠나기로 한 재혁(이병헌)은 주변을 맴돌며 위협적인 말을 하는 낯선 이가 신경 쓰인다. 인천에서 하와이로 이륙한 KI501 항공편에서 원인불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비행기 안은 물론 지상까지 혼란과 두려움의 현장으로 뒤바뀐다. 이 소식을 들은 국토부 장관 숙희(전도연)는 대테러센터를 구성하고 비행기를 착륙시킬 방법을 찾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하는데…
평점
6.4 (2022.08.03 개봉)
감독
한재림
출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우미화, 현봉식, 문숙, 설인아, 권한솔, 김보민, 김국희, 임형국, 이열음, 이상현, 김학선, 남명렬, 정종열, 김호정, 이현균, 왕종명, 이재은, 이수미, 전정일, 지웅배, 이하은, 박윤희, 서혜윤, 김소운, 옥윤중, 모리스 터너 주니어, 윤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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