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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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 나는 배우라서 진실을 다 말하지 않아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The truth, La vérité) 2019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각본 :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 카트린 드뇌브, 쥘리에트 비노슈, 이선 호크, 뤼디빈 사니에, 마농 끌라벨 순전히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이어서 보았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그의 여느 작품답게 가족 드라마 색이 짙다. 히로카즈 감독은 일본인으로, 프랑스와 일본의 가치관과 문화는 굉장히 다를 텐데, 프랑스를 배경으로 프랑스인 배우가 주인공인 영화를 찍으면서도 그 나라의 문화를 그대로 녹여내어 대단하단 느낌을 받았다. 자료조사를 해보니 캐스팅도 직접 하였다고 한다. 그의 전 작품인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나 "바닷마을 다이어리" 전부 겉으로 보기엔 그럴듯하나 문제가 많았던 가족 구성원들이 종국엔 상처를 딛..
2020.05.30 -
누가 젊은 놈들만 사랑한대? 로맨스 장르 노인 관련 영화 추천
저는 조금의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요. '황혼의 나이가 되어도 새로운 사람과 진실한 사랑 할 수 있는 걸까? 옅어지는 게 아닐까?' 하고. 이번엔 제 편견을 깨부숴준 노인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 몇 개를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치매에 걸렸다거나 큰 병을 앓게 된 설정을 한 영화는 소개해드리지 않을 거예요. 평범한 삶 안에서 보통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 위주로 소개해 드릴게요. 70이 넘은 노인의 삶이 얼마나 찬란한지 보여주는 작품들로요. 밤에 우리 영혼은 (Our souls at night) 2017 영화 "밤에 우리 영혼은"은 제가 좋아하는 제인 폰다가 주인공인 영화예요. 남편을 잃고 오랜 시간 동안 혼자였던 애디가 자신과 비슷한 상황인 루이스에게 함께 밤을 보내자고 제안하면서 시작해요. 밤..
2020.05.28 -
영화 "이장" - 자주 옅게 슬펐던 범속한 이야기
이장 (Move the grave) 2020 감독 : 정승오 각본 : 정승오 출연 : 장리우, 이선희, 공민정, 윤금선아, 곽민규, 강민준, 송희준 영화를 보며 자주 옅게 슬펐다. 맘 속에서 무언지 모르겠는 무언가가 꾸역꾸역 올라와 자꾸만 울컥했다. 너무 범속한 이야기라 공포스럽단 느낌도 받았다. 영화 "이장"은 예사로운 이야기다. 소소한 일상을 다룬 이야기도, 낭만을 그린 이야기도, 무구한 이야기도, 스펙터클한 이야기도 아니다. 구질구질하고 속된 삶 그 자체다. 독립영화여서 그런지 전부 다 처음 보는 배우였다. 평범한 외모의 배우들.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주얼의 배우들 열연에 더욱더 현실같이 느껴졌다고 할까. 한 시간 사십 분 정도의 러닝타임 동안 터부시 되는 한국의 가부장제에 대해 정확히 꼬..
2020.05.23 -
영화 "커피가 식기 전에" - 되돌아가고 싶은 과거가 있나요?
커피가 식기 전에 (Cafe funiculi funicula, コーヒーが冷めないうちに) 2018 감독 : 츠카하라 아유코 각본 : 오쿠데라 사토코 원작 : 가와구치 도시카즈의 동명소설 출연 : 아리무라 카스미, 이토 켄타로, 하루 얼마 전 잔잔한 일본 영화를 소개하는 포스팅을 올렸어요. 사실 그 포스팅은 블로그를 시작한 초창기에 작성해놓고 퀄리티가 만족스럽지 않아서 비밀글로 두다가 한 달이 훨씬 넘어서야 공개한 글인데 오히려 재밌게 봐주신 것 같아서 신기하면서도 감사했어요. 저도 제 포스팅을 보니 제가 소개한 영화들과 비슷한 것이 보고 싶어서 일본 영화 특유의 왜색이 짙은 영화를 한 편 보았습니다. 가끔 마녀를 소재로 한 일본 영화를 보았던 것 같아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마녀 배달부 키키"도 그랬..
2020.05.21 -
아무 생각 하기 싫을 때 보는 일본 영화 추천
모든 이야기에는 기승전결이 있잖아요. 영화적으로 좋은 시나리오라면 2시간 내외의 러닝타임 동안 극적인 연출을 위해서 짜임새 있는 기승전결의 구조를 하고 있을 거예요. 근데 전 가끔 기승전결이 없는 이야기를 보고 싶습니다. 현실이 너무 다이내믹하니 영화까지 그럴 필요 있나 싶을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 저는 거센 파도가 아닌 잔잔한 호수 같은 영화를 즐겨 봅니다. 화려한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드레스코드를 맞춰 입고 근사하게 식사하는 게 아닌, 집에서 편한 옷을 입고 된장국에 김구이를 먹는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그럴 때 찾게 되는 소소한 슬로우 라이프를 다룬 일본 영화 몇 편을 소개해드릴게요. 카모메 식당 모레 요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어요. 따뜻하고 소소한 일상을 잔잔하게 표..
2020.05.19 -
1970년대 한국 고전 영화 초연(Love in the rain) 리뷰
초연 (Love in the rain) 1975 감독 : 정진우 출연 : 이형대, 이영옥, 도금봉, 신구, 정래협 도시로 간 처녀에서 처음 만났던 "이영옥"배우가 주인공인 영화. 마스크가 세련되고 도시적이다 보니 짐작하건대 저 당시 전형적인 여성상이었을 순종적이고 지구 지순한 역할보다 당차고 대담한 배역을 많이 맡으셨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도시로 간 처녀에서는 프로 삥땅러. 이번 초연에서는 거짓말쟁이.) 초연은 리메이크작으로 1960년대에 개봉한 초우를 리메이크한 것이라고 한다. 빗속의 사랑이라는 영제가 이해가 가는데 영희와 철이가 비 오는 날에만 만나니까. 지금과는 다른 낭만과 감성이 있었던 1970년대. 영화 내용과는 별개로 70년대 서울의 배경도 재밌었고, 나팔바지를 입은 사람들의 패션도 흥미로웠..
2020.05.15